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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s
By Lee Do-yun
Contributor, Poet, 시인's Publis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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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2025

세상을 시로 보다 l 비가 시를 고치니 좋아라

속도가 빨라질수록 세대의 그림자는 짧아지고 늙음의 호흡은 거칠어진다. 나는 지금 빠른 빛처럼 소멸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세계를 밀어 올리고 보이는 것은 어둠 속 씨앗을 틔운다. 이 순환을 바라보다보면 사라진 것들이 새로운 빛으로 돌아와 우리의 풍경을 흔든다.

세계는 각자의 우주를 품고 끝없이 갈라지지만 흩어진 지성이 서로의 불빛을 건너다볼 때 하나의 기준이 태어나고 그 위로 비로소 우리의 상식이 눕는다. 비록 그 상식마저 흔들려도 보이지 않는 사유의 힘으로 우리는 끝내 나아갈 것이다.

문학은 그 길목에 머무르며 서늘한 어둠을 태우는 작은 불씨다. 나의 시 또한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순간 이미 나를 떠나 그의 목소리로 다시 피어날 것이다. 그러니 당신은 나에게서 시작해 나보다 멀리 자라난 존재다.

20년 만에 내는 시집이라 걱정이 앞서는데 위로해주시며 졸시를 엮어 시집을 만들어주신 창비와 추천사를 써주신 정희성 선생님, 그리고 구순의 연세에도 해설을 써주신 구중서 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올린다.

2025년 12월

「약속」중에서

약속을 미루며 살기로 했다
약속을 멀리 두기로 했다
약속 앞에 미리 엎드리기로 했다
그리움은 그림자 없이
아무도 모르게 빈 가슴을 차지한다
손을 흔들지도 못한 채
너에게서 멀어졌다
색 바랜 기다림은 홀로 출렁이는데
약속을 정하지 않았다고
가득 찬 말들이 어찌 비워지리
해가 거뭇해지는 하늘
비가 내리는 것을 잠시 바라보았을 뿐인데
물방울이 실핏줄처럼 소리의 고랑을 만든다
출렁이며 독백을 한다
그리움도 차곡차곡 채워지는지
가슴까지 잠긴 섬이 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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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2025

세상을 시로 보다 l 산을 옮기다

젊은 아들아

너는 오늘 역사다 푸른 하늘위에 솟은 오동나무다

천년을 기다려 오동나무에서 날아오르는 봉황의 울음이다


아무도 들어 본 적 없는 소리 숨 죽여온 이 땅의 소리 그런 소리 버리고 젊은 아들아

너를 두고 오늘은 우리의 뜨거운 피가 북을 치고 징을 친다


천지를 울리며 백두산을 건너 뛴 붉은 아들아 낡은 땅을 밟고 선 젊은 아들아

이 함성으로 내일을 물들여라


젊은 너는 역사다 붉은 피는 역사다

너와 함께 우리도 천년을 살아갈 오동나무로 푸른 하늘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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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2025

세상을 시로 보다 l 너는 꽃이다

나는 오늘 아침 울었습니다
세상이 너무 눈부시어 울었습니다

어디서 날아왔을까

아파트 10층 시멘트벽 물통 사이
조막손을 비틀고 붉게

온몸을 물들인 채송화 하나

그래도 나는 살아 있다

눈물인 듯 매달려 피었습니다

무릎을 꿇는 햇살 하나
그를 껴안은 채
어깨를 떨고 있었습니다

​- 너는 꽃이다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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